🇹🇷 튀르키예(터키)에서 금기어 [2]

지난번에 튀르키예에서 금기시되는 집단으로 PKK(아래 링크)를 소개했다.
https://drkedy.tistory.com/m/55

🇹🇷 튀르키예(터키)에서 금기어 (1)

오늘 소개할 집단은 귈렌 운동(Gülen Movement)이다. 제마아트(Cemaat), 히즈메트(Hizmet), 후술하겠지만 페토(FETÖ)라고도 불린다.

이 그룹의 리더는 페툴라 귈렌(Fethullah Gülen)이다. 종교 교사 출신으로 세속 국가 튀르키예 공화국을 인정하는 온건 이슬람 운동을 이끌었으며, 좌우 정치인과 친분을 바탕으로 튀르키예 사회에서 그 세력을 넓혀갔다. 단 이슬람주의 정당과는 거리를 두었다.

귈렌 운동은 입시•보습학원•기숙사•국제화된 사립학교 등 교육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이슬람 엘리트를 배출했고, 이들은 경제계•언론계•학계에 진출하여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

기득권을 가진 세속주의 엘리트는 귈렌 운동을 경계했고, 귈렌은 미국으로 도피했다. 이때 귈렌 운동은 중도우파 보수민주주의자로 가장한 이슬람주의자 에르도안과 손을 잡고 2002년 총선을 승리함으로써 에르도안의 20년 집권을 발판을 놓았다.

그러나 귈렌 운동과 에르도안 간에 내전이 벌어지면서 에르도안은 귈렌 운동을 테러조직 '페토'로 지정했다. 따라서 튀르키예에서 페토 소속이거나 페토와 엮이면 국가전복세력이자 외부첩자로 낙인이 찍히게 된다.

따라서 페토 관련자는 테러리스트로 감옥에 가거나 해외에 머물러야 한다. 대표적으로 2002년 한일 월드컵 3위의 주역인 축구스타 하칸 쉬퀴르(Hakan Şükür), NBA 농구선수 에네스 칸터(Enes Kanter)가 있다.

한때 에르도안 정당에서 국회의원까지 지냈으나 현재 미국에서 우버 기사를 하고 있는 쉬퀴르

어제의 친구였던 페토 소탕 작전이 벌어지는 와중에 결정적 사건이 하나 벌어졌으니 바로 '2016년 7월 15일 쿠데타 시도(미수)'다. 에르도안 자작극설도 있으나 궁지에 몰린 군부 내 페토가 쿠데타를 일으켰다는 곳이 중론이다. 물론 미국에 있는 귈렌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페토가 권력투쟁에서 패배한 억울한 피해자는 결코 아니다. 페토가 그동안 입시와 공무원시험 문제를 사전에 빼돌려 자기들끼리 공유해 온 사실이 폭로되었기 때문이다.

시민에 포위된 쿠데타 군인들

한국에는 페토가 없을까? 이슬람은 평화의 종교고 한국이 이슬람을 알아야 한다고 주야장천 외치는 한국인 ㅇ모 교수 페토 소속이다. 최근 들어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이용해 많은 터키인 학생이 한국에 오지만, 그전에 온 터키인 상당수도 —몇몇은 TV에서도 친숙한— 페토 일원이고 튀르키예에 가지 않기 위해 귀화를 하곤 한다.
https://www.sedaily.com/NewsView/1KZZIZHMI2

터키 “한국에도 귈렌 테러조직 10여곳”…외교부에 통보

현재 대다수 터키인에게 '귈렌 운동=페토=테러조직'이다. 따라서 선거를 앞둔 에르도안은 야권 경쟁자 A를 페토와 엮어야 한다. 이를 테면, A가 귈렌과 만났다든가 A진영에 페토 관련인사가 있다든가 하는 뉴스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데 그렇게 따지면 에르도안은 페토와 무관한가? 어디서 내로남불이야.

(왼쪽) 에르도안이 (오른쪽) 귈렌을 선생님으로 불렀던 아름다운 시절

아무튼 2023년 튀르키예 대선 정국에서 에르도안이 페토를 어떻게 활용할지 어떤 진흙탕 싸움이 벌어질지 팝콘각이다.

https://naver.me/x3q1e4y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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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새로운 튀르키예 - YES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