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튀르키예(터키)에서 금기어 [1]
금기(taboo)라고 했는데 쉽게 말해 튀르키예에서 엮이면 사회생활이 곤란해지는 두 집단을 알아보자.
먼저 오늘 소개할 집단은 쿠르디스탄노동자당(Partiya Karkerên Kurdistan)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무장투쟁과 테러를 통해 튀르키예 내 쿠르드족 독립국가를 세우려는 단체다. 앞글자 PKK만 따서 '페카카'라고 부른다. 튀르키예에서는 당연히 테러조직이다.
튀르키예 인구의 1/5인 쿠르드족은 동남부가 본진이다. 쿠르드족은 고유언어가 있는데 그 아래 여러 언어가 있다. 튀르키예 공화국의 동화정책 때문에 쿠르드족은 터키어 할 줄 알고 이름도 터키식 이름을 쓴다. 자신이 쿠르드족이라고 커밍아웃하지 않는 이상 터키인과 구분하기 힘들다.
나라 없는 쿠르드족은 튀르키예 말고도 시리아, 이라크, 이란에 흩어져 산다. 따라서 튀르키예군의 소탕작전으로 그 입지가 좁아진 PKK는 주변국을 넘나들며 현지 쿠르드족 무장단체들과 연합해서 활동하기도 한다.
그런데 모든 쿠르드족이 튀르키예, 시리아, 이라크, 이란을 아우르는 쿠르디스탄 건설을 지지하는 것 같지는 않다. 수업 중 쿠르드족 학생 휘세인(Hüseyin)에게 당시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로부터 학살당하는 동족을 돕고 싶은 생각이 있냐는 질문을 했는데 휘세인은 생활수준이 낮은 이라크와 시리아의 쿠르드족에 연민을 느끼지 않으며, 그들과 함께 독립국가를 만들기보다 튀르키예 안에서 성공하고 싶다는 의견을 내비친 적이 있다.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PKK가 쿠르드족 전체를 대표하지는 않지만 가장 대표적인 단체인 것은 분명하다. 유럽에도 PKK 지지자들이 많이 산다. 아래 사진처럼 PKK 깃발을 들고 에르도안을 향한 분노를 표출하기도 한다.

튀르키예 언론에서는 PKK와의 교전 중에 사망한 군인과 경찰 뉴스가 거의 매일 나온다. 대다수 터키인은 당연히 PKK를 척결해야 할 테러조직으로 본다. 그런데 튀르키예 국회 안에 인민민주당(HDP)이라는 야당이 있다. 진보좌파 포지션으로 당내에 성소수자와 아르메니아 기독교도도 있다. 문제는 HDP가 PKK와 연계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해서 'PKK=HDP=테러리스트'라는 공식이 성립된다.
에르도안과 정부여당은 A가 마음에 안 들 때 사실여부와 상관없이 A가 PKK의 아무개와 만났다든가, HDP와 같은 편이라든가 하는 뉴스를 터뜨린다.
한 표가 아쉬운 야권은 에르도안을 상대로 6개 야당이 연합전선을 구축했지만 HDP를 배제했다. 하지만 정권교체를 위해 HDP가 후보를 내지 말기를 바라면서 HDP 지지세력의 표를 필요로 한다.
선거가 다가오면서 에르도안과 정부여당은 야당 정치인을 PKK와 엮으려고 할 것이다.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우리는 제삼자로서 흥미 있게 지켜보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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