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의 특징 중 하나가 여자는 베일/히잡으로 머리를 가려야 한다는 복장규정이 있다는 점이다. 독실한 무슬림 중에서도 서구 여성처럼 자유분방한 복장을 하는 여성이 있는가 하면, 철저하게 자신의 신체를 가린 여성도 있다. 대개 후자는 전자를 진정한 무슬림 여성이 아니라고 비난하곤 한다.
이슬람 세계도 서구화•근대화•종교로부터 국가를 분리하는 세속화를 겪었고, 그에 따른 가장 수혜자 혹은 피해자는 여성이었다.
이란은 왕정이었으나 여성의 복장에 관대했던 팔레비 왕조가 1979년 혁명으로 무너진 후 수립된 신정국가 이슬람 공화국(Islamic Republic)은 여성의 베일 착용을 강제•의무화했다. 그로 인해 많은 이란 여성이 베일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큰 고통을 겪고 있다(아래 링크).
https://drkedy.tistory.com/m/46
🇮🇷 구구쉬와 아미니
시간이 지난다고 해서 한 국가와 사회가 반드시 진보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퇴보하는 사례도 있다. 대표적으로 1979년을 기점으로 대비되는 이란이 떠오른다. 1979년 혁명으로 무너지기 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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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drkedy.tistory.com/m/80
🇮🇷 이란 이슬람 공화국 소녀
내가 책과 블로그에서 피를 토하며 주장하는 것이 사적 영역에서 종교 이슬람(Islam)은 존중받아야 하지만, 이를 넘어서 이슬람 율법 샤리아를 국가와 사회의 통치원리로 삼으려는 이슬람주의(Is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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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기야 베일을 강요하는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했던 수백 명의 여학생들이 가스공격을 받아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가 벌어졌다(아래 링크).
https://twitter.com/AlinejadMasih/status/1629096541117112321?t=FxW-EcqBNN6NtOr93nEy9w&s=19
트위터에서 즐기는 Masih Alinejad 🏳️
“Heartbreaking; For about three months, schoolgirls in different cities of Iran, especially in the city of Qom, have been facing symptoms of poisoning after inhaling a smell similar to the smell of fruit. Many of them were taken to the hospital. How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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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종교를 철저히 통제했던 세속국가 튀르키예는 국립대학교와 국가기관에 베일 쓴 여성의 진입을 막아왔다. 이는 분명 종교의 자유•교육받을 권리• 직업 선택의 자유와 충돌하는 것이었다.
2002년 들어선 에르도안의 이슬람주의 정권은 베일 쓴 여성의 진입장벽을 허물어왔다(아래 링크). 원칙적으로 복장 때문에 여성이 차별받는 것은 부당하기 때문에 에르도안 정권은 여성 권익을 증진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에르도안이 자신의 지지층을 위한 선택적 조치였고, 궁극적으로 전통적 가부장제를 포함하여 튀르키예 사회를 이슬람화(Islamization) 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모든 인류의 문화유산 하기아 소피아(Hagia Sophia) 박물관을 이슬람 사원 모스크로 바꾸고, 독실한 무슬림 세대를 육성하기 위해 코란 공부하는 나이를 낮춘 것이 대표적이다.


그럼 에르도안 정권이 설정한 여성상에 맞지 않는 여성의 인권은 어떠한가? 나락으로 가고 있다. 대도시 이스탄불에서 짧은 바지를 입었다고 모르는 남성으로부터 구타를 당하는 여성의 뉴스는 이제 흔한 일이다(아래 링크).
https://youtu.be/Sy07zr9zYmk
외국인 관광객도 종교색이 짙은 동네에 간다면 의상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이스탄불이 이럴 진데 내륙 농촌지역이 어떨지는 안 봐도 뻔하다.
2021년 3월, 전통적 가치와 가족구조를 해친다면서 에르도안은 가정 폭력을 금지한 이스탄불 협약(Istanbul Convention) —2011년 에르도안이 서명했다— 에서 튀르키예를 탈퇴시켰다. 더 이상 베일 쓴 여성은 튀르키예 사회의 약자가 아니다. 오히려 이렇게 가다가는 이란처럼 튀르키예에서도 머리를 드러낸 여성이 설 자리가 사라질 지도 모를 일이다.
머리를 가리든 드러내든 치마를 입든 바지를 입든 간에 국가는 제발 간섭하지 말고 여성의 자유로운 선택에 맡겨두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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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새로운 튀르키예 | 김덕일 - 교보문고
거꾸로 가는 새로운 튀르키예 | 민주주의를 둘러싼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의 대결장 총통-칼리프를 꿈꾸는 에르도안의 실체《거꾸로 가는 새로운 튀르키예》는 오스만 제국의 멸망과 튀르키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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