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뉴스를 모니터 하다 튀르키예 대통령후보 케말 아저씨가 아흐메트 네지데트 세제르(Ahmet Necdet Sezer) 전 대통령을 만났다는 기사를 봤다(아래 링크).
https://twitter.com/BirGun_Gazetesi/status/1641411363628089349?t=zHhqdRLgRn6LyfNetEFXBw&s=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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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ılıçdaroğlu, Ahmet Necdet Sezer ile görüştü https://t.co/L6IMPZVpl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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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제르는 법관 출신의 대통령으로서 철저한 윈칙주의자이자 세속주의자였다. 튀르키예 중도좌파의 거두 뷜렌트 에제비트 총리와 논쟁하다가 읽어보라고 법전을 던지기도 하고, 무엇보다도 종교가 공적 영역에 개입하는 것을 철저히 혐오했다.
이슬람주의자 에르도안이 총리 임기를 시작한 첫해가 2003년이었다. 이때 하필 대통령이 강성 세속주의자 세제르였고, 그 임기가 2007년까지였다. 의원내각제 국가에서 아무리 대통령이 상징적이라고 해도 법안 승인, 관료 임면 등에서 고유 권한이 있었기 때문에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에르도안과 세제르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되었다.
특히 세제르는 튀르키예 공화국 헌법이 명시한 세속주의 원칙에 따라 히잡을 종교적 상징으로 간주해서 총리•장관 부부동반 행사에서도 히잡 쓴 여성은 절대 대통령 관저에 초대하지 않았다. 아래 사진 보면 에르도안 총리의 부인 에미네 여사도 당연히 초대받지 못했다.
잠깐 여기서 라마단 얘기를 해보자. 라마단 동안 무슬림은 의무로서 해가 떠있는 동안 무엇을 먹거나 물 한 모금도 마시면 안 된다. 그리고 해가 지면 "신은 위대하다"는 소리와 함께 펼쳐지는 저녁만찬, 이프타르(İftar)가 시작된다. 이프타르는 허기를 채우는 의미도 있지만 사람과 만나는 일종의 이벤트이기도 하다. 당연히 이슬람주의자 에르도안은 이프타르를 잘 활용한다(아래 사진).
그리고 라마단 금식을 하지 않는 이슬람 소수교파 알레비(Alevi) 케말 아저씨도 이프타르 행사에 빠질 수 없다(아래 사진).
최근 분위기는 세속주의자든 이슬람주의자든 정치인들은 금요기도든 라마단 금식이든 독실한 무슬림으로 보이기 위해 이미지메이킹을 해야 하는 분위기다. 오히려 예전에는 튀르키예 사회가 정치인에 가하는 종교적 압력이 덜 했던 것 같다. 라마단에 상관없이 세제르 대통령은 낮에 물 한 컵을 시원하게 들이켜곤 했다(아래 사진).
표정에서 드러나듯이 에르도안은 도저히 세제르를 용납할 수 없었을 것이고, 2007년 세제르의 임기가 끝나기만을 고대했을 것이다. 그리고 총리보다 대통령제 대통령이 더 하고 싶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세제르라는 걸림돌이 퇴임하자마자 에르도안과 그의 이슬람주의 정당은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거꾸로 가는 새로운 튀르키예 - YES24
민주주의를 둘러싼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의 대결장총통-칼리프를 꿈꾸는 에르도안의 실체『거꾸로 가는 새로운 튀르키예』는 오스만 제국의 멸망과 튀르키예 공화국의 탄생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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