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붕괴된 경고 - 튀르키예 대지진의 비밀》편을 시청했다. 이번 지진의 원인, 튀르키예의 지진 관련법, 부실한 건축과 감리 체계에 대한 분석은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정보와 함께 반면교사를 제시했다고 본다.
특히 내 책에서 이미 다루었던 건설세력과 유착한 에르도안 정권의 실체가 나와서 내심 반갑기도 했다. 물론 내가 출연했다면 훨씬 더 전문적이고 흥미로운 내용이 소개되었을 것이다. 헛소리 하는 사람이 전문가로 버젓이 나와서 실망스러웠다.
내가 누누이 강조하지만 튀르키예는 법과 제도로 돌아가는 나라가 아니다. 어제 방송은 이번 지진 지역과 에르도안 정권에 한정했지만 오래전부터 튀르키예 정치와 불법 건축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지진으로 큰 피해를 입은 하타이 주(州)에서 유일하게 안전했던 에르진 시(市)처럼 건축법을 엄정하게 집행하는 지자체가 튀르키예에 얼마나 될지 회의적이다.

수십 년 전 튀르키예도 산업화•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이촌향도 현상이 심화되었다. 이스탄불•앙카라•이즈미르 같은 중심부의 대도시에 온 내륙 농촌 출신 이주민들은 빈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튀르키예의 중심부-주변부에 관해서는 아래 링크).
https://drkedy.tistory.com/m/88
🇹🇷 튀르키예 지역별 국회 의석수
튀르키예 인구는 8,500만 명이고, 그중 이스탄불에 1,500만 명이 산다. 수도 앙카라는 제2의 도시다. 튀르키예 국회는 단원제에 의석수는 총 600석이다. 주별 의석수가 표시된 지도를 보자(아래 지도
drkedy.tistory.com
도시 빈민이 제일 먼저 한 일이 빈 땅에 자신이 살 집을 짓는 것이었다. 게제콘두(gecekondu)라고 불리는 이런 건축물은 당연히 불법이다. 그리고 대도시에서 게제콘두가 밀집한 곳은 브라질의 파벨라(favela)처럼 거대 빈민가를 이루었다(아래 사진).

여기서 다가오는 선거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정치인과 지자체는 빈민가의 표를 얻는 대가로 게제콘두를 묵인하고 합법화하는 거래를 해왔다. 현실이 이런데 법과 제도가 무슨 소용이 있을까?
2023년 지진 피해지역을 보면 대개 평지에 위치한 중소도시들이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인구 1,500만의 튀르키예 최대도시 이스탄불은 언덕의 도시다. 그리고 그 언덕에는 게제콘두가 빼곡하다. 이스탄불에서 지진이 나면 이번 대지진은 명함도 못 내밀 천문학적인 인명•재산피해가 있을 것이다.
1999년 이즈미트 대지진을 겪은 튀르키예 민주좌파당,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겪은 일본 민주당은 각각 정의개발당과 자민당에 정권을 내주었다. 그렇다면 2023년 남부 대지진을 겪은 에르도안과 정의개발당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우리가 몰랐던 혁명의 세계사 : 네이버 도서
네이버 도서 상세정보를 제공합니다.
search.shopping.naver.com
http://m.yes24.com/Goods/Detail/115388053
거꾸로 가는 새로운 튀르키예 - YES24
민주주의를 둘러싼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의 대결장총통-칼리프를 꿈꾸는 에르도안의 실체『거꾸로 가는 새로운 튀르키예』는 오스만 제국의 멸망과 튀르키예 공화국의 탄생부터 시작된다.
m.yes24.com
'지구마을 딴 가족'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한 지붕 두 가족 (0) | 2023.03.06 |
---|---|
🇹🇷 로잔 조약의 중요성 (0) | 2023.03.06 |
🇹🇷 튀르키예 경제호전? (0) | 2023.03.04 |
🇹🇷 튀르키예 지역별 국회 의석수 (0) | 2023.03.03 |
🇮🇷🇹🇷 닮아가는 이란과 튀르키예 (0) | 2023.03.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