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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튀르키예의 국부와 정통성 [ft.아타튀르크 & 에르도안]

닥터 케디 2023. 4. 24.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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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나 국부(国父)가 있다. 미국에 조지 워싱턴, 중국에 모택동, 인도에 네루, 베트남에 호찌민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그 나라 화폐 속 인물을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튀르키예 화폐 리라(Lira)에는 케말 파샤 나중에 아타튀르크(Atatürk)로 불린 인물이 그려져 있다.

리라


아타튀르크는 그 수명을 다한 오스만제국이 외세에 붙어 최후의 발악을 할 때 튀르크인들을 규합하여 그리스를 상대로 독립전쟁을 승리로 이끈 영웅이자 현재 튀르키예 공화국을 세운 국부다. 초대 대통령으로서 서구화, 종교를 국가로부터 분리하는 세속화 정책을 펼쳤다. 문자도 아랍 문자 버리고 라틴 알파벳을 채택했다.

따라서 오스만제국 당시 기득권층이었던 종교계는 공화국 시기 아타튀르크와 싸우기도 했다. 여기서 알 수 있는 것은 튀르키예 공화국은 오스만 제국을 계승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대한민국이 조선•대한제국을 계승하지 않은 것과 같은 이치다.

4월 23일은 튀르키예에서 상당히 중요한 날이다. 이스탄불의 술탄과 외세에 맞서 외로이 독립전쟁을 하던 아타튀르크 당시 케말 파샤가 1920년 앙카라에 대국민의회를 세운 날이다. 이게 지금 튀르키예 국회가 되었고, 앙카라가 튀르키예 수도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그래서 4월 23일은 국가주권과 어린이날(Ulusal Egemenlik ve Çocuk Bayramı)로 지정되었다.

생전에 아타튀르크는 후사가 없었으나 아이들을 입양했고 어린이를 사랑했다.


4월 23일은 주요 국경일인 만큼 정부와 고위인사들은 우리나라 국립현충원에 해당하는 아타튀르크가 잠들어 있는 앙카라 아느트카비르(Anıtkabir)를 참배한다. 국가 지도자가 어느 기념일에 참석 혹은 불참하느냐는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되기도 한다.

아느트카비르


그런데 2014년부터 에르도안 대통령은 4월 23일 아느트카비르에 불참하고 있다. 대통령 대신 국회의장이 아타튀르크 묘 위에 꽃을 바쳤다.

아느트카비르 내부


간디 케말 아저씨도 아느트카비르에 갔다. 그리고 학생들과 셀카를 찍었다.


그날 에르도안은 무엇을 했을까? 이스탄불 돌마바흐체 궁전에서 아이들과 항공모함을 구경했다.

출처: AA


그리고 전부터 보면 그다지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 것 같다.


에르도안 집권 후 오스만제국 말기 무능했던 술탄들에 관한 긍정적인 서술이 크게 늘었다. 그리고 이슬람-오스만 전통을 부활•선전하는 작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반대로 최근 아타튀르크의 업적은 폄하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점에서 에르도안은 자신의 정권이 아타튀르크와 그 정당이 집권했던 공화국 시기(1923–1950)를 건너뛰고 오스만제국을 계승했다고 생각하고 술탄을 롤모델로 삼는다. 당연히 공화국 헌법의 근본 세속주의는 부정되어야 하고 국가는 이슬람화 되어야 한다는 게 그의 논리다.

국가의 근본과 정통성을 부인하고 깎아내리는 그런 지도자가 2033년까지 집권하려고 한다. 이런 게 모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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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새로운 튀르키예 - 예스24

민주주의를 둘러싼 세속주의와 이슬람주의의 대결장총통-칼리프를 꿈꾸는 에르도안의 실체『거꾸로 가는 새로운 튀르키예』는 오스만 제국의 멸망과 튀르키예 공화국의 탄생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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